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오는 이유..

카페인은 화학식 C₈H₁₀O₂N₄으로 3개의 메틸기를 가진 크산틴(xanthine) 구조입니다. 크산틴 구조란 4개의 질소와 5개의 탄소가 6각형과 5각형 고리를 이루며 붙어있는 구조를 말합니다. 카페인은 커피, 차, 코카, 코코아의 잎에 1-3% 정도 포함돼 있습니다. 순수한 카페인은 백색의 무른 결정입니다.

많은 활동을 해 피로가 쌓이면 뇌에서 아데노신(adenosine)이 생성됩니다. 아데노신은 RNA를 구성하는 물질중 하나로 모든 동식물의 세포에 존재하며, 인체의 에너지원인 ATP(Adenosine TriPhosphate)의 구성요소이기도 합니다. 아데노신 역시 크산틴 구조로 하나의 가지에 오탄당이 달린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아데노신이 뇌에서 생성되면 신경세포의 아데노신 수용체(adenosine acceptor)와 결합합니다. 이렇게 아데노신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화시켜 졸음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자는 동안에 혈액공급을 늘리기 위해 혈관을 팽창시킵니다.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비슷하기 때문에 신경세포 수용체에 대신 결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달리 신경세포의 작용을 감소시키지는 않습니다. 아데노신 수용체가 일단 카페인과 결합하면 아데노신과 결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졸음이 오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카페인 결합은 아데노신 결합과는 반대로 혈관을 수축시켜서 혈압을 높이고, 간을 자극해 혈당을 분비하게 해 근육에게 운동을 준비시킵니다.

또한 카페인은 필로폰과 같은 마약처럼 신경전달물질중 하나인 도파민(dopamine)의 분비량을 늘립니다. 도파민은 다시 도파민 수용체에 작용해 신경세포를 흥분시킵니다. 이런 작용 때문에 카페인은 강심제, 호흡흥분제, 중추신경흥분제, 이뇨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마약중독보다는 덜하지만 습관적인 카페인 섭취도 이런 작용에 기인한다고 생각됩니다.

습관성 카페인 섭취의 부작용은 단기적이기보다는 장기적인 것입니다. 즉 피로를 카페인으로 풀기 시작하면 다음에는 더 많은 카페인을 몸이 요구합니다. 점점 카페인의 섭취량이 늘어가고, 항상 몸이 흥분해 있으므로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아데노신 수용체는 수면에 있어서 중요하고, 특히 숙면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그런데 신체 내에서 카페인농도의 반감기는 6시간이나 됩니다. 즉 커피 한잔에 들어있는 2백mg의 카페인을 섭취했을 경우 신체내에서 1백mg이 되는데 6시간이나 걸리는 것입니다. 만약에 오후 9시에 커피를 마셨을 경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카페인이 뇌에서 작용해 숙면을 방해합니다. 이것은 다시 다음날 피로를 불러오고, 다시 더 많은 카페인 섭취로 이어져 정상적인 수면사이클을 방해합니다. 이것이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습관적인 카페인섭취를 끊으면 담배를 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금단현상이 나타납니다. 카페인 금단현상은 피로, 우울, 그리고 뇌혈관의 팽창에 의한 두통 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나치거나 습관적인 카페인섭취는 삼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