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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암청색 너머에서 칠흑이 쏟아지는 것 같다.
피가 흘러나가는 다리는 힘이 빠져 차갑고,
피가 몰리는 머리는 무겁게 뜨겁다.
머리는 웅웅거리기 시작하고, 다리는 후들 거리기 시작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거꾸로 서 있을 것인 가, 서 있을 수 있을 것인가?
머릿속에 또아리 틀고 있는, 희망에 중독되어 있는 광기가
웅얼웅얼 무엇인가를 희망한다.
별아, 쏟아져라. 핏줄 번진 눈알로 거꾸로 바라보는 하늘에,
어질어질 흰 빛점들 이 찍힌다.
그게 별인지 또 환각인지.
그 빛점들을 향해 곤 두세워진 채 하늘의 어둠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발끝은, 아 무튼 여전히 슬프다.
p.227,228 이인성,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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