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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노벨 한국어 패치 팀 큐리오

글 사 랑 방

행운의 네잎클로버와 참 맑은 이슬들.

연이v 2009. 6. 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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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운의 네잎크로버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새벽 산책길에 만났습니다.

'오늘 좋은 일이 있으려나?'생각하다가도 이내 욕심인 것만

같습니다.

지금 이렇게 흔하지 않은 네잎클로버를 보고 있는 그 자체가

행운인데 무엇을 더 바라는가 하는 마음이 듭니다.

하루가 시작되면 후끈 달궈지는 도시에서는 이슬도 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농촌에 있어도 다 보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소중한 것도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음으로 느끼지

못할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는 만큼 보이고, 그래서 깊이 사랑하고, 남들이 느낄 수 없는

것을 느끼고 그래서 사랑할 수밖에 없고...

어쩌면 우리 삶에서 만나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그런 것 같습니다.

 

▲ 마치 우산을 편듯한 버섯

 

장마철답게 그래도 비가 한두 차례 지난 후에는 땅 속에 숨어 있던

버섯들이 하나둘 올라옵니다.

'그 작은 이슬들도 버거워서 우산을 피셨나?'

하루를 열어 가는 시간에 만나는 모든 것들은 참 싱그럽습니다.

싱그럽다는 것은 그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아름다운 순간들은 단 한 번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매일 매일, 매 순간마다 싱그러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우리네

삶 가까운 곳에 늘 있으니까요.

흔히들 잡초라고 부르는 풀들, 그들이 이슬을 가장 아름답게 맺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그들은 남들이 보기에 예쁜 꽃을 맺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예쁜 꽃을 맺지 못하는 대신 이 세상 어느 것보다도 맑고 영롱한

이슬을 맺고 아침을 맞이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존재의 이유, 그것을 발견한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행복이라는 것이 매일매일 이어지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비록 간혹은 단절된다 해도 그것도 행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합니다. 존재의 이유를 발견한 사람들은...

▲ 풀잎 끝에 달려있는 이슬이 이런 것이구나 실감납니다.

 

아주 작은 바람, 흔들림에도 떨어지는 이슬들도 있습니다.

어떤 이슬은 땅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떠오른 햇살의 열기에 아주

조금씩 하늘로 올라갑니다.

말라버린다고 표현하는 것은 실례가 될 것 같습니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그들이 풀잎에 남아 있는 한, 아직은 새벽의 기운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풀잎 끝에 달려 있는 이슬, 작은 이슬방울이지만 그가 풀잎에 달려 있을 수 있는 것은 전체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이 풀잎과

연결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 작은 것이 손을 놓아버릴 때 이슬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 여치가 열심히 물을 먹습니다.

 

여치가 세수하러 왔는가 했는데 열심히 목을 축이고 있습니다.

참 맑은 이슬을 먹는 여치, 그 마음도 참 깨끗하겠다 싶다가도

우리네 사람살이를 보니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몸에 좋다는 온갖 것들을 다 먹으면서도 내어놓는 것은 독설이니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게 한다'는 예수의 말씀이 와

닿습니다.

죽이는 말이 있고 살리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살리는 말을 많이 하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각 당의 대변인들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괭이밥 이파리와 이슬

 

괭이밥의 이파리에도 이슬이 맺혔습니다. 괭이밥은 아시다시피 그 이파리가 심장형입니다. 심장 모양은 사랑을 의미하죠. 그런데 그 사랑이라는 의미에 참으로 맑은 이슬을 담았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오래 간직하라고 꽃은 아직도 피어나지 않고 잠을 잡니다. 그 맑은 이슬이 흔적을 감출 때쯤에야 피어나는 괭이밥, 그들의 게으름이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느릿느릿 삶처럼 다가옵니다.


아주 작은 이슬들이 하나둘 모여 다른 하나를 만듭니다.

그러나 하나가 될수록 더 커지는 재미에 계속 커지다 보면

이내 또르르 굴러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슬로서의 삶을 마감하는 것이죠.

어우러지되 욕심을 내지 않고 자기만큼의 크기를 유지할 수 있을 때

그들은 아침 햇살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 매발톱 이파리와 이슬

 

참 싱그러운 아침이었습니다.

그들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한 아침이었습니다.

행운의 네잎클로버, 참 맑은 이슬이 있어 하루의 시작을 싱그럽게

열어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싱그럽게 하는 것, 그것은 비단 자연의 싱그러움만이

아닐 것입니다. 곤하게 엄마 품에 잠든 아가의 숨소리에서,

깔깔거리며 뛰어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의 검은 얼굴에서,

 재래시장 한 귀퉁이에서 거친 손으로 조막조막 팔 것을 내어놓는 할머니의 손길에서...,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 속에 싱그러움이 들어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로 인해 또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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